무엇도 거르지 않고 서로의 모든 것을 기꺼이 보여주며 서로의 시간을 상대에게 내어주는 행위. 그리고 그 시간이 쌓여 우리만의 작은 아지트 속에서 서로를 채우는 말들을 속삭이는 행위. 아직 사랑이라는 게 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랑의 영역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행위들입니다. 그중에서도 '무엇도 거스르지 않'고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 깊은 사랑과 옅은 만남을 구분하는 지점일 것입니다. 여과 없이 나를 꺼내놓고 여과 없이 상대를 나에게 흡수하는 과정을 통해 둘은 단순한 호감을 나누는 것이 아닌 깊은 사랑을 공유합니다. 이렇게 사랑한 이들이 남기는 것은 무엇일까요? 서로에 대한 신뢰와 확신이 이들을 어디로 이끌 수 있을까요?
말랑한 우리가 되지 말자
사랑은 결국, 무르던 각자가 단단한 우리가 되는 과정일 겁니다. 다른 두 사람이 호감을 갖게 되면 서로 물렁한 상태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어리고 순수하기 때문에 이제부터 어떤 사랑을 만들어갈지, 내가 어떤 상대가 될 수 있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 그렇게 둘은 형체가 굳어지지 못한 설렘을 갖고 함께하는 시간을 쌓아가게 됩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가는 만큼 이들의 물렁함은 없어지고 그 자리에 굳건한 믿음이 이를 대체합니다. 사랑이라는 단어의 시작은 누구에게나 참 물렁하지만 결국 온전해지다 보면 그 무엇보다 단단한 단어가 될 터입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말랑한 우리가 되지 말자는 사랑에 대한 바람이 담긴 최유리의 노래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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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rics jockey가 보내는 세 번째 노래,
🎧 최유리 - 굳은살(Stay)
아티스트 | 최유리
앨범 | 동그라미
발매 | 2020.02.24.
작사가 | 최유리
jockey's commen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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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관계에는 굳은살이 있다. 어떤 시선 인지에 따라 떼어버릴 수도 묵묵히 남겨둘 수도 있는 그런 굳은살. 어리고 순수했던 우리가 거칠게 굳어가는 그 벅찬 과정마저도 사랑할 수 있으니 나를 네게 남겨주었으면 좋겠다."
최유리님이 쓴 이 곡의 소개글입니다. 거칠게 굳어가는 벅찬 과정마저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 이토록 먹먹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 속에서 나눴던수많은 감정과 마음들이 쌓인 채, 굳은살처럼 떼어내기 힘든 흔적을 나에게 남겼습니다. 그 흔적을 바라보며 지나간 우리를 생각할 때 가슴 한 켠이 먹먹하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나는 '매일 널 생각하'고 '너와 내가 알던 그곳 그날이 그리운' 사람입니다. 나는 아직 그대를 너무도 깊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함께 거칠어지'는 과정을 통해 서로 푹 사랑하기를, 그리고 '날 계속 네게 머무르게 해'달라며 그대를 사랑하는 내 자신이 영원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렇게 더 단단한 사랑을 원하는 나는 오늘도 바래봅니다. 서로를 몰라 옅은 자극에도 움찔하던 말랑한 살 같던 우리로부터 벗어나 굳은살처럼 여느 자극에도 무너지지 않고 서로를 나 자신처럼 잘 아는 우리가 되길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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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언젠가 사라지지 않은 마음 그대로 바라볼 줄 알았던 사랑스러운 마음도 그대로 다 굳어져
내 어제야 늘 마음 아파하는 마음 그대로 이제 나 어떡해 너와 내가 알던 그곳 그날이 난 그리워서
사랑일까 아 난 아직도 그대를 그 말이야 무르던 내 손 마음 잡은 채 내 사람들 굳어져 가도록
난 매일 널 생각해 우리 둘 여전히 그런 마음인지 깊게 어울려 나에게 두려움 가득해버리진 않을까
날 계속 네게 머무르게 해줘 우리 함께 거칠어지자던 나의 바람이야
이제서야 말할 자신 없다 하던 그때는 어디에 떠나버렸는지도 모를 만큼
사랑이야 아 난 아직도 그대를 또 말이야 이제는 내 손 마음 잡지도 못하는 채 굳어져 갔지만
난 매일 널 생각해 우리 둘 여전히 그런 마음인지 깊게 어울려 나에게 두려움 가득해버리진 않을까
날 계속 네게 머무르게 해줘 우리 함께 거칠어지자던 나의 바람이야
jockey's extra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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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아시나요?
Q) 언제나 음악에 목마른 당신, 혹시 또 다른 멋진 아티스트를 알고 싶으신가요?
A) 그렇다면 유재하음악경연대회의 노래들을 찾아보세요. 각자의 개성으로 똘똘 뭉친 뮤지션들이 대회에 출품하기 위해 갈고 닦고 쓸고 볶고(?) 한 노래들을 만나게 될 거에요. 이번 노래를 만드신 최유리님도 이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이신데요. 저 또한 이미 대상을 수상하신 최유리님이 다음 경연대회에서 공연을 하신 걸 보고 아티스트를 알게 되었답니다. 생각지도 못한 기회에 인생의 한켠을 차지할 만한 아티스트를 알게 되는 건 인생에 몇 안되는 뿌듯한 순간일거에요. 이런 기회, 탐나지 않나요? 유재하음악경연대회는 매년 주최하고 있으니 기존의 곡들을 한번 쭉 둘러보고 다음 대회에도 관심을 가져보세요! 언제나 음악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구독자 여러분, 다음 레터에서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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